- 그날
집에 닿을 때까지 노래를 불렀다.
송아지도 강아지도 어깨동무 내 친구도
나랑 함께 노래를 불렀다.
내 노래는 안개꽃이 되어 하늘로 날아간다.
하늘이 이렇게 고울 줄이야.
말없이 운전만 하던 남편이 내 한 손을 꼬옥 쥔다.
하늘을 올려다보며 손끝으로 눈물 한 점을 찍어내고.
그리고
날마다 이른 아침이면 불을 태운다 집 앞 빈터에서.
꽃도 태우고 집도 태우고 강물도 태운다.
또 사람도 태운다.
마지막, 내가 가지고 갈 그림은 어떤 것일까.
지금은
없다.
< 그 날 이후 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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